레오폴트 미술관
비엔나 근대미술의 전당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부터 시민의 시대로 바뀌고자 했던 19세기말~20세기 초, 잠시 열정적인 불꽃처럼 빛을 낸 비엔나 모던의 진수를 바로 여기서 만나보세요.

호프부르크 황궁과 미술사박물관 인근의 미술관 공간 “MQ”에 자리한 레오폴트 미술관(Leopold Museum)은 비엔나 아르누보와 비엔나 공방, 그리고 표현주의 시대 작품들의 보고입니다. 비엔나에서 가장 멋스러운 문화공간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많은 에곤 실레 컬렉션뿐 아니라 비엔나 분리독립 운동의 창시자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걸작들까지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레오폴트 미술관은 요제프 호프만부터 콜로만 모저에 이르기까지, 세계 디자인 역사상 독보적인 예술품을 창작한 것으로 여겨지는 비엔나 공방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주요 작품들은 상설전 "비엔나 1900"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비엔나 세기말 미술

레오폴드 미술관의 소장품

레오폴드 미술관은 19세기 후반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오스트리아 미술의 중요한 작품 약 6,000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컬렉션은 루돌프와 엘리자베트 레오폴드 부부가 50년에 걸쳐 열정적으로 수집한 결과입니다. 특히 에곤 실레의 작품 220점 이상을 보유하여 세계 최대의 컬렉션을 자랑하며, 구스타프 클림트오스카 코코슈카, 그리고 19세기의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 등의 작품도 주요 하이라이트로 꼽힙니다.

비엔나 세기말을 달린 젊은 천재

에곤 실레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젊은 화가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인물을 배경 없이 강조하여 그리는 독창적인 화풍으로 유명합니다. 비엔나에서 클림트를 만나 아버지와 자식처럼 돈독한 관계를 맺으며 그의 예술적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보수적인 아카데미를 떠난 후 예술적 공로를 세우기 위해 지인들과 함께 '새로운 예술가 그룹(Neukunstgruppe)'을 결성하고 리더로 활동했습니다.

1900년대, 실레는 당시 금기시되던 누드화를 열정적으로 그렸습니다. 열여섯 살이던 여동생이나 여성 모델을 사용해 강렬한 개성과 생생한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며 내면까지 드러내는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클림트의 모델이었던 빨간 머리 여인 발리와 운명적으로 만나 그녀를 뮤즈로 삼아 대담한 명화들을 창작합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중 징병되면서 발리를 떠나 중류계급 가문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실레는 고독과 고뇌, 욕망이 담긴 자화상을 다수 남기며 그의 거칠고 황폐한 삶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1918년, 유럽을 휩쓴 독감으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불과 사흘 뒤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극적인 삶은 영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Egon Schiele: Death and the Maiden, 2016)’에서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비엔나 세기말 미술의 리더

구스타프 클림트

레오폴트 미술관에서는 에곤 실레의 세계 최대 컬렉션과 함께 그가 믿고 따르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도 다수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작품은 클림트가 죽기 전까지 그린 ‘죽음과 삶(Death and Life)’. 그림 속에는 꽃밭으로 보이는 곳에 갓난아기부터 소녀, 여성, 노인, 남성 등 인생에서 걷게 되는 다양한 모습들이 몸을 부대끼며 뒤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가 그려진 옷을 입고 은밀히 다가오는 사신의 모습이! 금의 대명사 답게 당시에는 배경이 금색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5년이라는 세월을 소비하며 배경을 다시 칠했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클림트가 표현하고자 했던 건 무엇일까요?

‘죽음을 맞기까지 인간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죽음이 찾아올 줄 알기에 삶은 더욱 가치 있다.’ 등 다양한 견해를 나눌 수 있는 ‘죽음과 삶’. 자신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레오폴트 미술관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관내에는 클림트가 비엔나 대학교 대강당 천장에 여인을 붉은색으로 표현한 인상적인 그림인 ‘의학’의 복제품도 전시 중입니다. 해골이 그려진 이 작품은 의학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대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기도 합니다. 19세기말에 예술에 대한 개념을 뒤엎은 그가 손댄 수많은 작품도 놓치지 않기를!

멋진 숍에서 건지는 일상 속 작은 예술

뮤지엄 숍

레오폴트 미술관을 방문한다면 2층에 있는 뮤지엄 숍에도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에곤 실레나 구스타프 클림트를 중심으로 여러 아티스트의 화집을 비롯해 예술가들의 컬렉션을 모티브로 만든 굿즈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용으로 제격인 액자, 액세서리, 스마트폰 케이스, 안경집과 같은 다채로운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부담 없는 기념품으로는 엽서나 토트백이 인기입니다!

예술작품을 모티브로 한 아이템들은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레어템입니다. 작은 인테리어 소품이나 액세서리, 그리고 가방은 눈에 확 띄진 않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역사에 색을 입힌 아티스트들의 에너지를 당신의 인생에 토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레오폴트 미술관을 100배 더 즐기는

꿀팁
  • 방문 전에 공식사이트에서 개관 정보를 꼭 확인하고 가세요!

  • 매월 첫째 주 목요일 18시~21시 PORR사 협찬으로 무료입장입니다.

  • 뮤지엄숍과 레스토랑 "카페 레오폴트'도 강추합니다. 특히 카페 레오폴트는 베트남 쌀국수, 만두, 스시롤, 포케볼과 같은 아시아 음식이 많아 향수병을 달래줘요.

  • MQ 리벨레(MQ Libelle)라는 옥상 공간에서는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의 쌍둥이 건축을 비롯해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술관 입장권이 없어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2024~2025년 주요 기획전

루돌프 버커, 마술과 현실의 심연

2024년 10월 30일~2025년 2월 25일

프란츠 세들러첵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신즉물주의(1920년 후반부터 1930년대에 걸쳐 독일, 오스트리아에 일어난 사실주의적인 예술 운동)를 대표하는 화가, 루돌프 바커(1898-1938)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장식의 시 - 박하우젠 아카이브

2024년 11월13일~2025년 3월 9일

요한 박하우젠&죄네(아들들)는 1849년 창업한 가구/장식 원단 제조업체입니다. 1903년 이후 요제프 호프만, 코로만 모저, 오토 바그너 등 비엔나 모더니즘의 거장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여 비엔나 공방의 주요 공급업체로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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